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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게임 "이환(NTE)"가 차세대 게임이 맞는 이유. 그리고 그 속의 철학.

ジーエムクン지하블로그 2026. 5. 31. 14:48

이 게임을 거의 한달여간 하면서 느낀 부분이 있어 에세이를 써볼려 한다.

"이환(NTE)는 확실히 차세대 게임이 맞다."

란 논제이며 나름 게임 회사의 철학을 느낄수가 있는대 이에 관해 풀어보고자 한다.

그래픽 물론 좋지 이런 뻔한 이야기가 아니야.

NTE를 하면서 깨달은 것.

어쩌면 게임은 지금 '양자화'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처음 NTE를 접했을 때는 단순했다.

"아, 이거 그냥 씹덕 GTA네."

 

도시가 있고, 차를 타고 돌아다니고,

오픈월드에서 이것저것 할 수 있고. 딱 그 정도로 생각했다.

 

근데 플레이 시간이 쌓일수록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이 게임은 단순히 GTA를 따라 만든 게임이 아니다.

오히려 요즘 사람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을 연구한 결과물에 가깝다.


처음에는 그래픽에 놀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그래픽보다 더 무서운 것이 보였다.

개발진이 지금 사람들이 어떻게 게임을 하는지

너무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생각해보면 게임 시장은 오래전부터 같은 문제를 해결해왔다.

사람들은 항상 더 재밌는 게임을 원했지만 동시에 점점 더 바빠졌다.

그리고 그 결과 게임들은 끊임없이 변했다.


배틀로얄 장르가 대표적이다.

예전 FPS들은 진입장벽이 높았다.

 

맵 외우기.
동선 외우기.
포지션 공부.
스모크 공부.
경제 시스템 이해.

 

재미를 느끼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었다.

심지어 게임 템포도 느렸다.

 

그런데 배틀그라운드와 에이펙스 레전드는 다른 선택을 했다.

 

맵을 줄였다.

자기장을 만들었다.

강제로 싸우게 만들었다.

유저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시스템이 삭제해버렸다.

 

그 결과 FPS는 훨씬 빠른 순환 구조를 갖게 됐다.

당시에는 단순히 새로운 장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와서 보면 그것 역시 같은 흐름이었다.


그리고 NTE를 하면서 문득 깨달았다.

이 게임도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이동을 압축한다.

보상을 압축한다.

탐험을 압축한다.

파밍을 압축한다.

 

대신 유저가 좋아하는 순간들을 더 자주 보여준다.

 

길 가다가 이벤트.

보상.

상자 발견.

보상.

미니게임.

보상.

수집.

보상.

 

게임이 계속 플레이어에게 말을 건다.

 

"야, 지금도 재밌지?"

"야, 이것도 해봐."

"야, 이것도 줄게."

라고.


많은 사람들은 이걸 보고 말한다.

"요즘 사람들은 집중력이 떨어졌네."

근데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집중력이 떨어진 게 아니다.

자유시간이 사라진 것이다.

 

예전에는 학교 끝나고

집에 와서 몇 시간이고 게임만 할 수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회사.
공부.
운동.
유튜브.
넷플릭스.
디스코드.
SNS.

 

모든 것이 같은 시간을 두고 경쟁한다.

게임의 경쟁 상대가 다른 게임이 아니라

인간의 여가 시간 전체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게임 회사들은 누구보다 먼저 이 사실을 눈치챘다.

사람들이 가진 시간을 뺏어야 한다.

정확히는 남은 시간을 차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게임은 점점 더 작은 단위로 쪼개지기 시작했다.

 

문득 AI가 떠올랐다.

거대한 모델을 압축하고 최적화해서

효율을 끌어올리는 것처럼.

 

게임도 비슷하다.

불필요한 부분을 줄이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순간만 남긴다.

어쩌면 게임은 지금 양자화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NTE를 하면서 계속 소름이 돋았다.

처음에는 그냥 씹덕 GTA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끝내 보인 것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이 게임은 게임을 만들고 있는 게 아니다.

2020년대 인간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는 것이다.


여담

생각해보면 더 무서운 이야기가 있다.

요즘 AR 글래스와 AI 비서가 등장하고 있다.

처음에는 다들 새로운 기기 정도로 생각한다.

그런데 만약 이 흐름이 맞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스마트폰은 원래 아무것도 하지 않던 시간을

콘텐츠 소비 시간으로 바꿔버렸다.

 

버스 기다리는 시간.

지하철 시간.

화장실 가는 시간.

전부 콘텐츠 시간이 되었다.

 

그렇다면 AR 글래스는?

어쩌면 그 다음 단계일지도 모른다.

 

업무 중.

이동 중.

대기 중.

심지어 작업 중에도.

AI와 콘텐츠가 시야 한쪽에 상주하게 될 수도 있다.

 

생각하면 꽤 디스토피아적이다.

하지만 동시에 너무 현실적이다.

게임, 쇼츠, AI, AR 글래스.

전부 전혀 다른 산업처럼 보이지만 결국 같은 질문을 하고 있다.

 

"사람들이 가진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NTE를 하면서 가장 놀랐던 건 그래픽도 아니고 오픈월드도 아니었다.

게임을 하다가 세상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가 보였다는 점이다.

그게 가장 소름 돋았다.